오건영님이 페이스북에 쓰신 에쎄이입니다.
내용이 좋아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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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심상치 않네요.
‘풋풋풋’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매우 강한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트럼프 풋에서는 상당한 실망감을 느낀 듯합니다.
물론 트럼프는 지금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면, 향후에 훨씬 더 지속가능하고 멋진 성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렇지만 지금의 그 약간의 고통이… 적어도 시장이 지금까지 의존해왔던 “풋풋풋” 마인드를 흔들어버리는 것이라면, 약간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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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자산 가격이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게 참 판단하기 어려운데요.
이런 겁니다.
이번 달에 주가가 100만 원 올라서 100만 원 소득이 생긴 것과, 급여로 100만 원을 받은 것… 같을까요? 다를까요?
물론 명목상의 100만 원은 같지만, 다른 점이 있죠.
급여는 항상 소득이죠. 다음 달에도 일자리를 계속 가져갈 수만 있다면 그 100만 원은 향후에도 예측 가능한 소득이 되기 때문에 소비에 쓰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운빨로 100만 원 벌었다… 다음 달에는 벌 수 있을지 아닐지 알 수가 없다… 라면 그 돈을 소비에 쓰기가 쉽지 않겠죠.
결국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일반 고용의 창출처럼 소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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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일종의 ‘항상 소득’처럼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는 겁니다. 이번 달에도, 다음 달에도, 다다음 달에도…
잠시 흔들리더라도 3개월 후에는 지금보다는 올라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면요.
계속해서 많은 소득을 꾸준히, 예측 가능하게, 지속 가능하게 뽑아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믿음이 자리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소비를 하거나, 무언가 다른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장기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 그리고 핵심은 ‘떨어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S&P500은 넣어두기만 하면 계속해서 오르는 자산이라는 믿음을 줍니다.
그럼 일종의 항!상!소!득!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럼 이런 꾸준한 자산 가격의 상승이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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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리하자면, 자산 가격의 상승이 꾸준하게 이어질수록 소비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정리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이 반대, 즉 역의 관계도 성립할 수 있을 겁니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가 위축될 수도 있죠.
미국 성장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소비입니다.
뉴욕 주식 시장이 계속해서 흔들리게 된다면 소비에도 타격을 주고, 이게 성장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겠죠.
만약 성장을 끌어내리게 되면,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항상 탄탄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믿음의 아이콘인 미국 경제가 흔들리게 되는 겁니다.
이게 미국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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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는 금리를 낮춰주기에 미국 경제에 좋은 것이다… 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경기 침체로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 침체의 수렁에서 경제를 꺼내는 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죠.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리가 바닥까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재정 적자는 크게 증가했죠.
코로나 사태 이후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내려갔음에도 미국의 재정 적자는 한 단계 더 점프업을 해서 현재의 상황까지 와 있습니다.
자산 가격과 소비, 그리고 미국의 성장, 마지막으로 재정 적자까지… 이런 것들이 다 얽히고 섥혀 있는 셈이죠.
자산 가격의 하락이 과도하다면, 이게 미국 경제에는 결코 좋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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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재무장관인 베센트는 생각이 다릅니다.
금융 시장의 조정은 병가의 상사처럼 생각하는 느낌이 좀 강합니다.
그리고 조금 시장이 흔들린다고 해서 이 밑을 계속해서 받쳐주게 되면, 금융 시장의 버블이 더욱 더 늘어나게 되고…
이런 버블에 의지해서 빚을 키우며 소비를 늘려가는 성장을 더 이어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죠.
적어도 베센트는 미국 경제가 이제는 소비가 아니라 생산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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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면 미국으로 생산 설비가 들어와야 하겠죠.
하지만 미국의 인건비도 비싸고, 각종 물류비 등 생산 비용도 부담입니다. 그래서 조건을 맞춰줘야 하겠죠.
관세를 때려서… T.T
법인세를 낮추고, 원유 생산을 늘려서 에너지 코스트도 낮추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미국 경제가 더 이상 정부의 재정 지출, 즉 공공지출에 의존해서 성장해서는 안 될 겁니다.
이제 그 공공 지출에서 벗어나, 규제를 풀어 민간이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야 하겠죠.
그래서 규제 완화와 관세, 그리고 감세, 에너지 증산이라는 프레임워크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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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패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데요.
이쪽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충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천천히, 신중하게, 부작용이 있는지를 보면서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 아침에 25% 관세 때리고… 너무 힘겨워하면 1개월 유예해주고… 이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ㅎㅎ
적어도 지금 시장은 이 정도의 속도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합니다.
관세의 속도가 빠르게 나올 듯하면 힘겨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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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반대편에서는 그렇게 흔들리는 시장을 보면서 미국 행정부와 트럼프도 부담을 느낄 것이고…
말은 강하게 하더라도, 후달려서 반드시 철회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그럼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약간이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등에서 사정을 봐주는 듯한 모습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면서 “유연성”이 있을 것 같다는 얘기에 환호를 한 것이겠죠.
그게 바로 저가 매수의 단서를 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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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이런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항상 무언가 시장에 부정적일 때,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선물을 주면서 버텨왔죠.
힘들면 선물이 나옵니다. 그래서 힘들어지는 모습을 보면 선물이 나올 것이라는 패턴을 알게 된 것이죠.
그런데 그 패턴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학습하다 보니, 힘들어져서 선물이 나온 다음에 움직이면 이미 늦은 겁니다.
그럼? 네, 힘들어지고… 선물이 나오기 전에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단서 찾기에 몰두하게 됩니다.
“유연성” 같은 단어가 바로 트럼프 풋으로 해석되는 거겠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신중하다고 말한 점들은 무시하고…
“일시적 인플레”라고 말한 점에 환호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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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시장이 어려워지고, 그래서 무언가 선물이 나와줘야 하는데요… 시장이 선물이 나올 줄 알고 미리 반응해버립니다.
그럼 예상보다 멀쩡한 거죠.
울면 사탕을 주는 것인데, 사탕을 받을 아이는 이쯤이면 사탕 줄 것 같으니까 웃으면서 기다리는 겁니다.
그럼 사탕을 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모든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풋풋풋에 대한 기대가 과도할수록, 너무 민감도가 높을수록… 풋풋풋이 더 늦어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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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대응에 대한 얘기보다 중요한 것은 베센트 재무장관과 트럼프의 생각입니다.
일주일 전쯤 베센트 재무장관이 인터뷰한 방송이 있었죠.
지금의 빈부 격차 등을 언급하면서, 자산 가격의 상승에 의존하는 성장이 갖는 한계를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정도로 생각하는 느낌도 받았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는 좋은데요, 워낙 오랜 기간 전진에 익숙해 있기에…
약간의 후퇴에도 너무나 힘겨워하는 시장이 있다면, 그 1보 후퇴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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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장은 지금까지의 패턴과 같이, 트럼프에게서 풋의 단서를 찾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겠죠.
> “트럼프, 캐나다 총리와 매우 생산적인 통화… 많은 부분 동의” (연합뉴스, 25. 3. 29)
“트럼프, 상호 관세에 ‘미가 얻을 게 있다면 발표 뒤 협상 가능’” (연합뉴스, 25. 3. 29)